도림사
불교기본의식
장례·천도의식·재의식
- (1) 시다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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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다림
죽은 이를 위해 장례전 행하는 의식이다. 원래 인도의 시타림에서 연유한 말로 추운 숲, 시체를 버리는 곳이란 뜻이다. 왕사성 옆에 있던 곳으로 죽은 시신을 이 숲에 버리면 독수리 떼들이 날아와 먹어 치우는 조장에서 유래한 말이다.
뜻이 바뀌어 우리나라에서는 망자를 위하여 설법하는 것을 시다림이라고 하고 이를 시다림법문이라 한다.
신라 시대 이후 관습화되어 고려 시대와 조선 시대에 성행하였고 오늘날에도 불자들의가정에서 관습으로 행해지고 있다. 석문의범에 보면 사람이 죽으면 영단과 오방번을 설치한뒤 오방례를 올린다. 그리고 무상계를 일러주고 입관하기 전에 삭발·목욕의식을 행해준다. 경은 보통 금강경·반야심경 등을 독송하고 아미타불이나 지장보살을 염송한다.
오방례五方禮란 동·서·남·북·중앙에 있는 부처님들께 예배드리고 영가를 부탁하는 것이다. 불교는 다른 종교와 달리 극락세계가 일정한 장소 한 곳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시방세계 어느 곳이나 부처님 없는 곳이 없으나 오방세계의 관념 속에 사는 사람들에게 오방 부처님을 안내해주고 어느 곳으로 가든지 걱정하지 말라고 그곳의 부처님께 귀의하도록 일러주는 것이다.
무상계는 무상의 원리를 깨닫도록 법문을 일러주는 것이다. 삭발·목욕편에 이어 세수·세족으로 유체를 청결히 하고 속옷과 겉옷을 입혀주는 착군着裙과 착의·복건을 쓰는 착관着冠을 행하고 경좌시식이 있다. 모든 의식을 집행할 때에는 거기에 알맞은 법문이 있게 되는데 정좌편에서는 “영가시여! 신령스러운 빛이 홀로 드러나 근진根塵을 벗고 또렷하게 나타나 있으니 문자와 언어에 구애될 것이 없다.
참다운 성품은 물듦이 없이 본래부터 원만하니 단지 망념만을 여의면 곧 부처님의 경지이다”라는 법문이 있고 안좌게를 한 다음 입관하게 된다.
영결식을 한 뒤 화장장이나 매장장에 이르는 의식을 행함으로써 시다림을 완수하게 된다.
- (2) 천도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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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도의식
망자의 연혼을 좋은 곳으로 내보내기 위한 의식이다. 주로 독경·각종법회·시식·불공 등으로 행해지며 그 종류도 49재·100일재·연년기제·소상·대상 등 정기적 천도재와 수륙재, 특별히 필요에 따라 시설하는 부정기적인 천도재 등이 있다.
절차는 시련侍輦에서는 영가를 맞아들이고, 대령對靈에서는 영가를 간단히 대접하여 예배케한다. 관욕에서 불보살들을 맞이하기 위하여 영가를 목욕시키고 신중작법으로 불법의도량을 잘 수호하도록 모든 신중들을 맞아들인다. 상단권공에서 불단에 공양드리고법식을 베풀어 받게 한다. 각 시식으로 영가를 대접하고 봉송편에서 불 보살을 배송하고 영가를 배송한다.
- (3) 사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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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식
죽은 자를 천도하여 극락정토에 왕생시키기 위해 재를 올리고 법식을 주면서 법문을 들려주고 경전을 읽어 주며 염불을 해 주는 의식, 또는 스님에게 재식을 공양하는 것과 아귀에게 음식을 베풀어 먹이는 의식 등을 말한다.
그 유래는 《소아귀경》에 ‘아난존자가 길을 나섰다가 돌아 올 때 갠지스 강가에서 아귀들이 불에 타 죽는 것을 보고 부처님께 여쭈니 다라니의 법식으로 그들에게 시식을 베풀면 모든 귀신들이 주림을 벗고 포만을 얻어서 해탈할 수 있다’고 한 데서 연유한다.
일반의 재의 경우 그 의식절차는 먼저 죽은 이의 영가를 맞아들이는 시련侍輦을 하고, 먼 곳에서 온 영가에게 우선 간단한 다과를 대접하고 예불하게 하는 대령을 행하고, 다음으로는 영가가 세세생생에 걸쳐생사업보의 때를 씻고 법문을 듣는 관욕을 한다. 이어 시식을 통하여 법식을 받는다.
이때 일체의 아귀·유주무주 고혼도 함께 청하여 법식을 받도록 한다. 끝으로 봉송편에서는 불전에 하직인사를 하고 유족의 인사를 받고 극락으로 돌아가도록 한다.
그 종류로는 전시식奠施食·관음시식觀音施食·화엄시식華嚴施食·구병시식救病施食이 있다.
전시식은 일체의 외로운 영혼을 지장보살의 위신에 의탁하여 음식을 베푸는 것이다. 시식은 영혼에 올리는 불교식 제사의례로서 반드시 시식 전에 불 보살께 귀의하는 일반적인 의식을 하고 나서 하단下壇에게행한다.
관음시식과 화엄시식 : 관음시식은 선망부모, 친족·일체 고혼을 위해서 사명일(불탄일·성도일·열반일·백중일)·재일(49재·백일재·기재) 그 밖에 좋은 날을 택하여 행하며, 화엄시식은 관음시식과 마찬가지이나 화엄신앙을 바탕으로 하고 초하루나 보름에 간단히 의식을 집행한다.
구병시식은 병든 사람을 구원하기 위하여 귀신들에게 베푸는 시식이다. 옛 사람들은 병의 깊이와 원인을 잘 판단하지 못하고 있었기 때문에 사람 이외의 어떤 특수한 것(귀신)의 침범으로 병이 생겼다고 생각하여 굿을 하여 물리치거나 시식을 하여 귀신을 쫓아내기도 하였다.
아난 존자에 의하여 비롯된 불교의 시식은 배고픈 귀신들에게 법식을 통한 포만을 알게 하는 의식이지 귀신을 쫓아내거나 겁을주는 행위가 아니다. 반면에 유교와 도교에서는 귀신을 불러 응징하기도 하고, 또 귀신의 포악으로 사람이 당하는 일도 종종 있으며, 무속에서는 귀신의 원한을 풀어주거나 무섭게 하여 쫓아내거나 독경으로 귀신을 가두는 의례를 행하였다.
영혼에게 드리는 노래의 내용을 통해 구병시식의 뜻이 전생의 빚을 갚고 원한을 푸는 것임을 알 수 있다.
- (4) 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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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
49재와 같이 때를 맞추어 청정한 마음으로 불승께 공양을 올려 공덕을 닦는 의식이다. 재의 어원은 범어 우파샤드에서 유래되었는데 스님들의 공양의식을 뜻한다.
《목련경》 에는 공양을 받은 스님들의 숫자에 따라 백승재·오백승재·천승재의 명칭이 나오고 있고, 중국에서는 양무제가 사람의 숫자에 제한하지않고 누구나 자유로이 동참할 수 있는 무차대회無遮大會를 열었다고 한다. 우리 나라에서는 고려 시대의 반승飯僧이라는 명칭으로 곳곳에 나오고 있다.
원래 이 재는 스님들에게 공양하는 것이 목적이므로 간단히 불전의식을 집행하고 공양에 임했으나 그것이 점차 큰 법회의식으로 발전하면서 인왕백고좌도량仁王百高座道場 같은 호국법회의 형식으로까지 번져나갔으며 나중에는 수륙재水陸齋·영산재靈山齋·49재에 이르기까지 산 사람이나 죽은 사람을 위해 베풀어지는 일체의 행사를 통칭하는 말로 되었다.
- (5) 49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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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재는 사람이 죽은 날로부터 매 7일째마다 7회에 걸쳐서 49일동안 개최하여 죽은 자의 극락왕생을 비는 천도의식이다. 사람이 죽으면 49일동안 중음신으로 활동하게 되는데 이 기간에 다음 생이 정해질 때까지 불공을 드리고 재를 올려 선근공덕을 지어주면 좋은 곳에 태어난다고 한다.
- (6) 영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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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산재
49재 중에 장엄하게 치러지는 영가 천도의식이다. 이는 석가모니 부처님의 영산회상을 재현하여 영가에게 장엄한 법식을 베풀어 극락왕생하도록 하는 것이다. 먼저 도량을 장엄하는데 영산회상을 상징화하여 법당밖에 괘블을 시설하고 의식에 범패 등을 불교음악으로 공양으로 장엄한다.
괘불을 내어 단에 모시는 것을 괘불이운이라 하는데 이때 괘불 앞에서 재신중에게 도량호법을 청하는 옹호게擁護偈를 하고 불덕을 찬탄하며 영산에서 부처님을 도량으로 모셔오고 차공양 의식을 행한다. 이때도 범패와 의식무용이 있다.
이 의식은 자득 자수自得自修라는 수행의례에서 나아가 기원祈願·회향廻向·추선공양追善供養이라고 하는 교리적 발전과 함께 발전된 의식이며, 우리나라 전통음악과 무용이 한데 어우러져 있고 민간신앙까지도 수용한 불교의식이자 우리의 무형 문화재이다.
- (7) 예수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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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재
살아 있을 때 사후를 위하여 공덕을 쌓아서 지옥고를 받지 않고 극락왕생하도록 법의 공덕을 저축하는 의식이다. 원래는 중국 도교의 시왕신앙을 불교에서 수용한 것이라 한다. 이 의식은 다신교적인 내용이 많이 포함되어 있는데 명부시왕과 그 권속이 신앙의례의 절차에 많은 양을 차지하여 지장신앙과 관계되어 있다.
이는 보시 정신에 근거하여 부처님의 덕을 모두에게 나누어주는 신앙적 의미도 있었다. 또 이 대회를 통하여 왕은 백성들의 어려운 생활을 달래주고 민심을 수습하려는 의도에서 국가가 시주가 되어 베풀기도 했다.

